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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지지한 축구 선수에 사형 선고... FIFPRO "충격이다"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인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트락토르 사지)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구촌 곳곳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공식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가 이란에서 여성의 권리와 기본적인 자유를 위한 캠페인을 벌인 후 이란에서 처형을 앞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역겨울 정도다. 우리는 아미르와 연대하여 그들(이란)의 처벌을 즉각 철폐할 것을 요구한다”고 13일(한국시간) 전했다. 이란은 지난 9월 이슬람 복장 규정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구금된 20대 여성 마사 아미니가 사망하면서 전국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일었다. 외신에 따르면, 나스르-아자다니는 이 시위를 지지한 혐의로 체포됐다. 처형될 위기에 놓였다. 같은 혐의로 레슬링 선수 마지드 레자 라나바드가 처형된 바 있다. 이란 축구대표팀의 정치 이슈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상당했다. 이란 대표팀은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사를 밝혔다. 경기 시작 전 이란의 국가를 재창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란 대표팀이 귀국 후 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아직 대표팀과 관련한 처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2.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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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6강 탈락’ 환호하던 이란 남성, 보안군 총격에 사망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패해 카타르 올림픽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이에 환호하던 이란 남성이 보안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영국 매체는 메헤란 사마크(27)가 전날 이란 길란주 반다르 안잘리에서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패한 데 대해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기뻐하다 보안군에게 사살당했다고 보도했다.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사마크는 미국과 경기에서 이란 축구대표팀이 패배한 후 보안군의 직접적인 표적이 돼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IHR에 따르면 지난 9월 22세 여성 마흐사아미니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숨진 것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산한 반정부시위에서 이란 보안군의 손에 살해된 사람은 어린이 60명, 여성 29명을 포함해 448명에 달한다.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도 사마크가 이란의 패배를 축하하다 보안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30일 테헤란에서 열린 사마크의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 구호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한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구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사마크는 이날 미국전에서 뛴 이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리히와 유소년 축구팀으로 인연을 맺어온 사이다. 에자톨리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소년 축구팀에서 사마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내 어린 시절 친구, 어젯밤 쓰라린 패배 이후 들려온 네 사망 소식은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고 애도하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그는 사마크의 사망 정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 우리 조국이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다”고 분개했다. 이날 이란 대표팀이 숙적인 미국에 패배하자 이란 반정부 시위대는 반다르 안잘리를 비롯해 수도 테헤란과 ‘히잡 시위’ 확산의 시발점인 북부 쿠르디스탄주사케즈 등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현장을 담은 영상들도 온라인상에 화제를 모으며 급속도로 퍼졌다. 상당수 이란인은 이란 대표팀이 이란 정권을 대변한다고 보고 이번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에 대한 응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정치적 앙숙인 미국과 이란의 이날 경기는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 통상적인 보안 요원에 더해 경찰력까지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란 응원단 사이에서는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대표 구호인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 등이 터져 나왔고, ‘마흐사 아미니’ 이름의 피켓을 들었다가 관계자에게 제지를 받는 상황 등도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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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로 시끄러웠던 미국-이란전...풀리시치 활약한 미국이 웃었다

경기 전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미국과 이란의 대결은 미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미국은 30일(한국시간)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B조 최종 3차전에서 이란에 1-0으로 승리했다. 웨일스와의 1차전에서 1-1, 잉글랜드와의 2차전에서 0-0으로 2무 승점 2점을 쌓았던 미국은 이날 승리로 1승 2무(승점 5)으로 조 2위를 확정, 16강에 합류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2014년 브라질 대회 후 8년 만의 16강 진출이다. 이란과 미국의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정치적 이슈로 관심을 끌었다. '반정부 시위'로 달아올랐던 이란의 국내 정세가 중심에 있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한 여대생이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두 달여 간 이어지고 있다. 이란 선수들은 시위에 동참하는 의미로 잉글랜드전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가 이란 당국의 위협을 받는 일도 있었다. 미국 CNN은 "선수들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요원들로부터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면 가족들이 고문을 받거나 감금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란 선수단은 웨일스전에서는 국가를 불렀다. 미국 축구대표팀은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을 통해 이란 국기에서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삭제해 올려 논란을 빚었다. 미국 대표팀 측은 "여성 인권에 대한 지지의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축구연맹의 유감 표명을 들은 후 그렉 버홀터 미국 대표팀 감독이 사과하면서 마무리됐다. 장내에서는 미국이 경기 내내 이란을 몰아쳤다. 결국 전반 38분 에이스 크리시티안 풀리시치(24·첼시)가 해결사가 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 유스팀을 거쳐 2016년 프로에 데뷔해 유럽 리그에서만 뛰어온 그는 이미 미국 축구 역대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별명도 '캡틴 아메리카'인 풀리시치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예선에서 5골(팀내 최다)을 넣었던 그는 앞서 두 경기에서 잠잠했다가 드디어 골맛을 봤다. 웨스턴 맥케니(유벤투스)가 중원에서 공을 올려 세르지뇨 데스트(AC 밀란)에게 연결했고, 이를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전달받은 풀리시치가 오른발로 차 결승 득점으로 연결했다. 2016년부터 A매치 55경기에 출전한 그는 이날 골로 A매치 22번째이자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이란은 통산 6번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도 다시 한번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호지만, 1라운드를 돌파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란의 희망은 미국에 의해 산산이 조각났다”며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효과적이지 못했던 사르다르 아즈문(레버쿠젠)을 빼고 사만 고도스(브렌트포드)를 투입했지만 고도스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1998년 미국이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란을 상대로 졌던 걸 복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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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입하고도 당당한 사회 운동가..."대의 위해 했으면 범죄 아냐"

"대의를 위해 규칙을 어기는 건 범죄가 아니다." 경기장 난입으로 논란을 빚었던 축구 팬 마리오 페리(35)가 반성 대신 자신의 메시지를 한 번 더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9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경기는 경기 도중 잠시 중단됐다. 한 관중이 난입했던 탓이다. CNN은 이날 경기 후반전이 시작되고 몇 분 후 한 남성이 기습적으로 난입해 무지개 무늬의 깃발을 들고 달렸다고 전했다. 무지개 무늬는 이번 월드컵을 두고 금지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성 소수자를 비롯해 다양성을 의미하지만,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에서 대회가 개최되는 상황에서 이 메시지가 정치적일 수 있다는 이유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사용을 금지했다. 카타르는 남성 간 동성연애를 하다 적발되면 최고 3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등 성 소수자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원 러브' 완장을 통해 이들과 연대를 드러내려 했던 해리 케인(잉글랜드) 등 유럽 대표팀들의 주장들 역시 FIFA에 의해 제지당했다. 난입한 페리는 이탈리아 국적의 인권 운동가다. 페리는 이날 셔츠 앞면과 뒷면에 각각 '우크라이나를 구하라', '이란 여성에게 경의를'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적고 경기장을 누볐다. 이란과 우크라이나는 모두 현재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국가들이다. 이란에서는 22세 여대생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고, 현재까지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서 러시아에 드론 등을 지원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페리는 난입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경기장 안전 요원들에게 잠시 쫓기다 곧바로 붙잡혀 끌려나갔다. 한바탕 소동이 마무리됐지만, 페리는 반성의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나는 구금되지 않았다. 현재 자유로운 상태"라고 전하며 "축구장에서 내 마지막 질주를 했다"고 썼다. 반성보다는 자신의 메시지를 한 번 더 강조했다. 페리는 "여성이 존중받지 못하고, 또 다른 고통을 받는 친구들이 있는 이란을 향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무지개 완장을 금지한 FIFA가 나를 막을 수는 없다는 걸, 로빈 훗처럼 표현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를 구해야 한다. 나는 키이우에서 1개월 동안 지내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이 고통받는 걸 봤다"며 "대의를 위해 규칙을 어기는 건, 절대 범죄가 아니다"라고 썼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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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이란 대표팀, 잉글랜드전에 국가 안 부르다 가족 안전 협박 받아"

반정부 시위가 가라앉지 않고 있던 이란 정부가 축구대표팀에게도 위협을 가했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미국 CNN 방송의 한 보안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선수들은 지난 21일(한국시간) B조 1차전 잉글랜드와 경기가 끝난 후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요원들과의 회의에 소집됐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한 여대생이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두 달여 간 이어지고 있다. 1차전 당시 선수들은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는 방식으로 반정부 시위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이를 문제 삼은 셈이다. CCN의 소식통은 "선수들이 앞으로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거나 어떤 형태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면 가족들이 고문을 받거나 감금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IRGC 요원들의 협박 때문이었을까. 이란 선수들은 지난 25일 B조 2차전 웨일스와의 경기 때는 1차전과 달리 국가를 불렀다. CNN은 IRGC 요원 수십 명이 카타르로 차출돼 자국 선수들이 선수단 외부 활동이나 외국인과 만남 등 금지된 활동을 하는지도 감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요원들이 이란 선수들을 협박한 뒤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이란 대표팀 감독을 따로 만났다고 전해졌지만, 구체적으로 오간 대화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승용차 등 선물을 약속하는 '당근'책을 썼지만, 선수들이 1차전에서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자 가족과 선수들을 협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또 웨일스와 2차전에서 응원 분위기를 가짜로 조성하기 위해 수백 명의 연기자를 투입했고, 30일 새벽 4시 열리는 미국과 3차전에는 인원을 수천 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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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표팀 선수들에 “고분고분 안 하면 가족 감금·고문” 협박까지

“고분고분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가족들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미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고분고분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가족들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란 대표팀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의 월드컵 B조 1차전이 끝난 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요원들과의 회의에 소집됐다. 당시 이란 선수들은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으며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했다. 보도에 인용된 한 보안 소식통의 말에 따르면 선수들은 앞으로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거나 어떤 형태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면 가족들이 고문을 받거나 감금될 것이라는 협박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선수들은 지난 25일 B조 2차전 웨일스와의 경기 때는 국가를 제창했다. 카타르 월드컵 기간 이란의 보안 요원 활동을 관찰 중인 이 소식통은 이란 혁명수비대 요원 수십 명이 차출돼 자국 선수들이 선수단 외부 활동이나 외국인과의 만남 등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혁명수비대 요원들이 선수들을 협박한 뒤 이란 축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포르투갈 출신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따로 만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 사이 오간 대화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다. 더불어 이 소식통은 이란 당국이 잉글랜드와의 경기 전 선수들에게 승용차 등 선물을 약속했지만 선수들이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자 가족과 선수를 협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란 정권이 웨일스와의 경기 때 팬들 사이에서 가짜 응원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연기자 수백 명을 투입했으며 미국과의 경기 때는 연기자 투입 인원을 수천 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한 여대생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는 사회로 바뀐 뒤 가장 심각한 수준의 시위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의 상황이다. 월드컵 개막 전부터 일부 이란 축구 선수들은 대표팀 탈락 위험에도 반정부 시위에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1.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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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관중석 청소 VS 욱일기 응원...양면의 일본

'완벽한 손님'일까 아니면 '말썽꾸러기'일까. 일본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차전에서 독일에 승리해 올라갔던 기세가 단숨에 꺾였다. 1차전과 달랐던 건 경기 결과 말고도 있었다. 1차전에서 승리만큼 주목받았던 건 일본의 매너였다. 이날 일본 관중들은 파란색 쓰레기봉투를 들고 좌석 아래 버려진 쓰레기들을 주워 담았다. 경기장을 떠나기 전 자신의 자리 주변을 청소하는 건 일본 축구 서포터스의 오랜 전통이다. 미국 ESPN은 "일본 (대표팀뿐 아니라) 관중 역시 월드컵의 완벽한 손님이었다. 여러 대회에서 계속해온 멋진 전통을 재현하면서 일본이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 독일에 거둔 충격적인 승리를 축하했다"고 전했다. 미국 폭스 스포츠도 "스포츠 최고의 전통"이라며 일본 관중의 모습을 조명했다. 이들의 매너만큼은 코스타리카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관중은 석패를 당한 후에도 마찬가지로 봉투를 들고 청소에 나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 사람들이 이번 월드컵의 진정한 승자"라며 "일본 팬들은 심지어 일본 경기가 아닌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보고도 경기장을 청소했다"고 설명했다. FIFA 역시 공식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기든 지든, 언제나 존경스럽다. '지구를 구합시다(SaveThePlanet)' 캠페인을 도와준 일본 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관중의 이면도 드러났다. 코스타리카전에 앞서 일본 관중석에는 욱일기가 등장했다. 욱일기는 일본이 19세기 말부터 태평양 전쟁 시기를 상징하는 군대 깃발이다. 군국주의 시절 아시아 침략 전쟁을 벌이며 사용되었다. 이 때문에 당시 피해를 입었던 한국·중국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역사적·정치적 이유로 욱일기의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이날 일본 응원단은 욱일기를 난간에 걸어두려다 안전요원에게 제지당했다. 그러나 끝까지 욱일기를 들고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역사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해 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8일 개인 SNS를 통해 "FIFA가 드디어 욱일기 응원을 공식적으로 제지한 것이라 아주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욱일기는 지속해서 국제 스포츠 대회 때마다 등장해왔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대회 전 욱일기 사용이 허가돼 논란을 빚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헌장 제50조 2항에 따라 정치적인 표현을 제재한다. 그러나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의 볼더링 3번 과제 암벽으로 욱일기 모양이 나왔다. 외신은 이를 두고 욱일과 같은 뜻인 '라이징 선(Rising Sun)'이라 불렀고,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도 이를 욱일기 모양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월드컵 때도 등장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때는 FIFA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일본 욱일기 응원 사진을 올렸다가 한국 등의 항의를 받고 내렸다. 당시 관중석에서도 욱일기가 등장했다. 세네갈과 맞대결을 펼친 H조 2차전 때 걸렸다. 1-2로 밀리던 후반 33분 혼다 게이스케가 극적으로 동점 골을 기록하자 일부 관중이 대형 욱일기를 꺼내 들고 기뻐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카타르 월드컵은 욱일기 사용 외에도 개막 전부터 숱한 정치적 논란에 휘말려왔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이주 노동자의 저임금 혹사, 성 소수자를 지지하는 '원 러브' 완장 사용 금지,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여부, 라커룸에서 깃발로 코소보를 비난한 세르비아 대표팀 등이 연이어 화두에 올랐다. 정치적 논란은 주최 측과 선수단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5일 잉글랜드와 미국의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는 십자군 복장을 한 잉글랜드 팬들이 등장했으나, 입장을 제지당했다. 종교 침략 전쟁의 성격을 띤 십자군 전쟁은 중동 관중들의 입장에서는 하켄크로이츠·욱일기처럼 불쾌감과 정치적 논쟁을 벌일 수 있는 주제다. FIFA는 영국 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아랍 지역의 입장에서 십자군 복장은 무슬림에게 불쾌할 수 있다. FIFA는 모든 행사, 활동에서 차별 없는 환경을 꾸리고 다양성을 키우려 한다"고 전했다. 서경덕 교수도 이 점을 주목했다. 서 교수는 "사실 이 보도를 보고 약간 설렜다. FIFA가 이젠 욱일기 응원도 제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FIFA의 욱일기 제지는 아시아 축구 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구 팬들을 존중하는 너무나 적절한 조치였다고 판단한다"며 이번 일로 인해 일본은 국제적 망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다시는 욱일기 응원을 펼치면 안 된다는 좋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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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럼 지우고 이란 국기 올린 미국..."반정부 시위 지지 위해서"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지우고 이란 국기를 올려 논란이 일었다. 미국 AP 통신 등 외신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대표팀이 공식 SNS에 이란 국기의 일부를 지워 올렸다고 보도했다. 대표팀 측은 CNN 등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상황과 별개로 논란이 일 수 있는 상황. 이란축구협회 측은 즉시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를 통해 이 사안을 따지겠다고 발표했다. 이란축구협회 측 관계자는 AP통신에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고,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이를 FIFA 윤리위를 통해 따져보려 한다. 미국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수십년 동안 앙숙이었던 미국과 이란은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두고도 치열한 경쟁 관계가 됐다. 같은 B조에 편성됐으며 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에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대결한다. 조별리그 최종전이자 16강 진출 여부를 정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신경전이 벌어진 모양새가 됐다. 미국은 정치·사회적 이유를 들고 있다. 이란은 올해 9월 마흐사 아미니라는 여대생이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으로 현재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이 시위로 최소한 450명이 숨지고, 1만8천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 대표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소셜 미디어 이란 국기에 이슬람 관련 문양을 삭제한 것은 이란 내 여성들이 기본 인권을 되찾는 운동을 지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란 선수들도 잉글랜드와 1차전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으며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양 팀은 축구만으로도 신경이 예민하다. 이란은 1차전 잉글랜드에 2-6으로 패했고, 2차전에는 웨일스에 2-0으로 승리했다. 미국은 웨일스, 잉글랜드와 연달아 비겨 2무를 기록 중이다. 미국은 웨일스, 잉글랜드와 연달아 비겨 2무를 기록 중이다. 미국이 이란전에서 이긴다면 16강 진출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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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케이로스 감독의 불만 "왜 야유하나, 집중하도록 해달라"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 대표팀 감독이 불만을 잔뜩 표출했다. 이란은 21(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B조 1차전에서 2-6으로 크게 졌다. 2014년 브라질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각각 3경기서 4실점, 2실점만 했는데 이번 대회에선 첫 경기에만 6골을 뺏겼다. 이란의 현재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22)가 의문사한 것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터져 전역으로 번졌다. 이란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축구 경기 관람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주축 선수 사르다르 아즈문(레버쿠젠)은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는 정부를 비판했다가 대표팀 선발 논란을 겪었다. 이란 선수들은 이날 잉글랜드와의 경기에 앞서 국가 연주 때 따라 부르지 않고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자 이란 국영 TV는 선수들 얼굴을 비추는 대신 경기장 전경으로 화면을 돌렸다. 전반 초반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는 동료와의 충돌 때 코뼈를 다쳐 교체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케이로스 감독은 "선수들이 지금 처한 상황은 최상이 아니다. 경기 준비에 집중할 수 없었다"며 "사람이니 그런 것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대표해 뛰는 선수들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뛰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꿈"이라며 "제발 이들이 경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이란 감독으로 재부임한 케이로스 감독은 월드컵 직전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선수들의 의사를 존준했다. 이란은 2-6으로 크게 졌고, 일부 팬들은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그러자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지 않았나. 왜 여기까지 와서 우리에게 야유하나. 우리는 그런 팬들은 필요 없다. 그럴 거라면 집에 있는 게 낫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란은 잉글랜드와 미국, 웨일스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아직 우리에게 모든 것이 열려있다. 딸 수 있는 승점 6이 있다"며 "오늘 배운 것들을 토대로 집중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승리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11.2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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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선수단, 월드컵서 국가 재창 거부... '반정부 시위 지지 의사'

이란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 이란 정부의 탄압에 맞서 싸우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냈다. 이란은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카타르 월드컵 B조 1차전이 킥오프되기 전 국가 연주에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관중석의 일부 이란 팬은 이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야유를 보냈고, “여성, 생명, 자유”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항의했다. 국장을 도려낸 이란 국기도 보였다. BBC에 따르면 지난 9월 마샤 이미니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된 뒤 구금 도중 사망한 사건으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이란 정부는 강경 진압으로 일관된 자세를 보이며 정부와 시위대 간의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엔 테헤란 지하철역에서 시위 진압용 페인트볼 총이 발사되기도 했다. 이란대표팀 주장인 에산 하지사피는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상황은 옳지 않으며, 이란 국민은 불행을 겪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월드컵 규정을 어기지 않는다면 이란 대표들도 다른 나라 선수들처럼 자유롭게 항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대표팀 선수단은 지난 9월 두 차례 평가전에도 축구협회 로고를 가렸다. 김영서 기자 2022.11.2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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